메이 데이에 레이를 나누는 하와이 문화

특집기사

메이 데이에 레이를 나누는 하와이 문화

레이는 평범한 꽃목걸이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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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는 관광객이 공항에 도착하면 레이*를 목에 걸어 주며 환영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Hawaiian Airlines 최초의 단일 엔진 6인승 항공기인 1929 벨라카 페이스메이커(Bellaca Pacemaker)가 하와이에서 상업 비행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레이 문화가 존재했죠.

하와이에서는 출생과 사망, 만남과 이별, 기념과 축하 등 어떤 목적의 행사에서나 레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생일, 결혼식, 기념일, 졸업, 첫 데이트, 설날 등에 말이죠. 그뿐만 아니라 디너 파티를 마련하느라 고생한 안주인, 카누 경주 우승자, 세상을 떠난 사람의 삶을 기리는 자리에서 유족에게도 레이를 선물합니다. 집, 해변, 회사 등 어떤 장소에서도 레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든 선물할 수 있죠. 특히 레이 데이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레이를 선물합니다.

론 론크(Ronn Ronck)의 하와이안 레이(The Hawaiian Lei)에 따르면, 매년 5월 1일 메이 데이를 레이 데이로 기리게 된 것은 시인 돈 블랜딩(Don Blanding)이 레이를 만들어 목에 거는 하와이의 풍습을 담은 새로운 휴일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1928년 5월 1일에 처음으로 '메이 데이를 레이 데이'로 기념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Hawaiian Airlines의 첫 항공기가 건조되고 있었습니다. 하와이 전역에서 퍼레이드와 음악 공연, 레이 만들기 경연 대회가 열리는 레이 데이 행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목, 손목, 발목, 머리, 모자 등 둥글게 감쌀 수 있는 어디든 레이로 장식할 수 있습니다.

레이 데이 행사에서는 한 가지 종류의 꽃으로 만든 레이부터 여러 재료를 조합한 레이까지 다양한 레이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레이를 만드는 재료에는 제약이 없습니다. 꽃, 깃털, 과일, 잎사귀, 조개나 소라 껍질, 씨앗, 해조류, 나뭇가지, 견과류는 물론이고 예전에는 동물의 뼈와 치아로도 만들었죠. 오늘날에는 카니발, 박람회, 생일 파티 등에서 사탕, 화폐, 미니어처 위스키 병으로 만든 레이를 볼 수 있습니다.

레이를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의 몸을 팔로 감싸는 포옹이 연상됩니다.

그런데 하와이 문화에서 레이가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하와이를 대표하는 문화인 훌라라고 할 수 있죠.

푸니 패트릭(Puni Patrick)은 "훌라에서 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푸니는 카우아이의 카우아이 박물관에서 훌라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섬 전역의 할라우(학교)마다 전혀 다른 훌라를 선보일 수 있을만큼 훌라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라를 하나의 문화로 엮어 주는 것이 바로 레이죠."

푸니는 훌라 공연 관습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훌라 공연을 할 때마다 훌라 자매와 짝을 이뤄 서로 레이를 묶어 줍니다." 푸니는 이 때 특정한 오일과 구호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훌라 자매와 지지, 마나, 에너지 그리고 결속력을 나누는 거죠. 공연을 준비할 때 이 과정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푸니가 들려 준 아름다운 비유에 담긴 설명처럼 레이에는 아주 깊이 있는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푸니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레이는 누군가에게 팔을 둘러 포옹하는 것과 같은 의미예요."

그래서 레이를 거절하거나 받자마자 벗어버리는 행동은 무례한 것입니다.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이니까요.

훌라 공연에서는 아무 레이나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레이의 스타일과 재료를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푸니는 "개비 파히누이 버전의 '히이라웨'(Hi`ilawe)는 하와이 섬의 폭포에서 시작된 사랑 이야기죠. 제가 그 곡으로 춤을 춘다면 오히 레후아(ohi lehua)로 레이를 만들 거예요. 하와이 섬에서 잘 알려진 꽃이자 섬을 상징하는 색깔인 붉은색 꽃이니까요. 게다가 레후아는 여성성을 상징한다고 해요."

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재스민꽃을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버트 카지메로(Robert Cazimero)가 쓴 곡에는 하와이안 재스민꽃인 피카케로 만든 레이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릴 것입니다. 푸니는 "이런 경우는 곡을 쓴 사람이나 그 곡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을 기리는 거죠."라고 합니다.

카히코(kahiko)라고 하는 전통적인 훌라에서는 훌라와 숲의 여신인 라카(Laka)를 기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하와이의 토종 산림 식물 다수가 키놀라우(kinolau)라는 라카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와이 미선나무덤불, 라마나무, 마일레 포도나무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라카의 키놀라우로 만든 레이를 착용하면 무용수가 라카 여신의 에너지를 뿜어낸다고 합니다. 푸니는 이에 대해 "무용수가 라카가 되는 겁니다. 라카의 레이를 착용함으로써 여신의 시를 춤으로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는 뜻도 되고요."라고 합니다.

레이를 만드는 과정은 재료 선택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레이를 만드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푸니의 설명에 따르면 필리(pili), 두르기, 하쿠(haku), 땋기 등이 전통적인 방법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런 스타일은 훌라 카히코에 사용되며, 현대 훌라인 훌라 아우아나에서는 바늘과 실을 이용해서 레이를 만듭니다. 이 같은 스타일은 쿠이(kui)라고 합니다. "스타일은 훌라의 곡과 춤이 만들어진 시대를 보여 줍니다."

공항에 도착한 소중한 사람, 훌라 공연, 또는 레이 데이에 열리는 수많은 경연 대회를 위해 레이를 만드는 사람들은 필요한 재료를 찾기 위해 며칠간 숲속을 샅샅이 뒤지는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레이 재료로 사용할 식물을 마당에서 직접 기르거나 숲을 돌보기도 합니다. 푸니는 훌라 자매들과 함께 "카우아이 코케의 후이 오라카(Hui O Laka)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외래종을 없애고 토종 식물을 심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레이를 만들어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연이나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난 후 레이를 관리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푸니는 "레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얼룩진 수건처럼 호텔 방에 던져 둬서는 안 됩니다."라고 합니다. 레이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즉, 레이를 버린다는 것은 사랑을 버린다는 의미가 되죠. 이는 무례한 행동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레이가 처음 생겨난 곳으로 돌려 보내는 것입니다. 푸니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제 레이를 나무에 걸어요. 그렇게 하면 꽃잎이 떨어져서 땅의 영양분이 되니까요."

향기가 나는 레이는 침대 옆에 놔두거나 창문에 걸어서 말리면 방 안 가득 향기가 퍼집니다.

아니면 레이를 다시 선물해도 좋습니다. 푸니는 "다른 사람에게 레이를 건네주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예요. 그러면 마나가 몇배로 늘어나는 거죠. 레이를 주는 사람, 만든 사람, 새로 받는 사람까지 모두의 마나가 합쳐지니까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라고 덧붙입니다.

푸니는 실제로 레이를 주는 것은 받는 것만큼 신 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레이를 주면 받으시는 것이 좋아요. 말 대신 레이를 건네 감사와 칭찬의 마음을 전하는 거니까요. 그러니 거절하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훌라 공연을 위해 입든 환영이나 송별의 뜻으로 선물하든, 레이가 의미하는 바는 언제나 같습니다. 바로 사랑이죠. 하와이 문화에서는 레이를 사랑의 동의어로 간주하기에 시에도 레이가 자주 등장합니다. E lei kau, e lei ho`oilo i ke aloha처럼요. 이 구절을 그대로 번역하면 '사랑이 여름에서 겨울까지 화환처럼 걸려 있습니다'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 메시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사랑은 영원하다는 의미죠.

*하와이어에서는 단수와 복수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레이'라고 합니다.

기사: Kim Steutermann Rogers

사진: Kim Steutermann Rogers